어젯밤 늦게 문자 한 통이 왔습니다.
"법무사님, 저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3년 전에 개인회생 도와주셨던 OO이에요.
어제 마지막 변제금 다 냈어요. 선생님 덕분에 다시 웃으면서 삽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
읽자마자 한참을 핸드폰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자를 받는 날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를 다시 확인하는 날이에요.
1. 3년 전, 처음 오셨을 때
이OO님(가명)은 그때 마흔 초반, 작은 옷가게를 하다가 폐업하신 분이었어요.
카드값과 지인 빚을 합쳐 채무가 6천만원을 조금 넘겼는데, 첫 상담 때 손을 계속 떨고 계셨던 게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 나이에 이런 상담까지 받아야 하나" 싶어서 한참 망설이다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늘 그렇듯 서류보다 먼저, 지금 상황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부터 천천히 여쭤봤어요.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드린 말씀은 딱 하나였습니다. "지금 오신 게 늦은 게 아니라, 잘 오신 거예요."
2. 가장 힘들어하셨던 순간
서류 자체는 사실 저희가 다 챙겨드리니 큰 문제가 아니었어요.
정작 힘들어하신 건 가족한테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였습니다.
"애들한테는 절대 말 못 해요"라고 몇 번을 반복하셨는데,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결국 배우자분께만 말씀드리고 자녀분들에게는 알리지 않는 쪽으로 진행했고, 그건 저희가 늘 존중하는 부분이에요.
비밀 유지가 회생 절차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이 케이스를 통해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3. 인가 결정이 나던 날
인가 결정문을 받으러 오신 날, 이OO님은 봉투를 열어보지도 못하고 한참 들고 계셨어요.
"이거 열어보면 진짜인가 봐요"라고 하시면서요 (그 마음, 저는 늘 조마조마하면서도 뭉클합니다).
결국 제가 대신 읽어드렸고, "인가"라는 두 글자에 그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그날 이후로 매달 변제금을 한 번도 밀리지 않고 36개월을 채우셨어요.
저희 사무소 기준으로도 완납률이 높은 케이스는 아니라서, 이건 정말 대단하신 겁니다.
4. 그리고 어제
어제 마지막 변제금을 내고 문자를 주신 거였어요.
"이제 진짜 끝났다"는 말을 문자 안에서만 세 번 쓰셨더라고요.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인가 이후에는 특별히 챙겨드릴 일이 많지 않아서, 이런 문자가 아니었다면 근황을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런 연락이 더 반갑고,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36개월 전 손 떨며 앉아 계시던 분과 지금 이 문자를 보내신 분이 같은 분이라는 게, 새삼 신기하기도 합니다.
문자 끝에는 "요즘은 작은 네일숍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짧게 덧붙여 주셨어요.
회생 진행 중에는 재창업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하셨던 분이라, 이 한 줄이 저한테는 제일 크게 다가왔습니다.
빚을 갚아나가는 과정이 끝이 아니라, 다시 뭔가를 시작할 힘을 되찾는 과정이라는 걸 이럴 때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잊지 못하는 한마디
그날 인가 결정문을 받고 나서 이OO님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법무사님, 저 이제 딸 결혼식에 떳떳하게 갈 수 있겠어요."
그 말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채무를 정리한다는 게 숫자를 정리하는 게 아니라, 이런 순간들을 되찾는 일이라는 걸 그때 다시 배웠어요.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힘은, 사실 이런 말 한마디에서 나옵니다.
마무리하며
25년째 이 일을 하면서 비슷한 후기를 여러 번 받았지만, 매번 똑같이 뭉클합니다.
채무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처음엔 이OO님처럼 손을 떨고, 눈을 못 마주치세요.
그런데 몇 년 뒤 이런 문자 한 통을 받으면,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확인받는 기분이에요.
지금 망설이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OO님의 3년 전 모습과 지금 모습을 함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망설임 끝에 오신 상담이, 몇 년 후엔 이런 문자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시라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편하게 연락 주세요.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상황이 나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첫 상담은 부담 없이, 지금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전화나 카카오톡, 편하신 방법으로 문의 주세요.
이OO님처럼, 몇 년 후에 웃으면서 연락 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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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 김재현 사무소 대표 김재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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