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위원회 자료를 보면, 개인회생 신청자 중 적지 않은 비율이 본인이 직접 쓴 빚이 아니라 연대보증 때문에 채무자가 된 경우입니다.
배우자나 가족의 사업이 흔들리면서, 보증을 섰다는 이유만으로 똑같이 빚을 떠안는 거예요.
50대 여성 한 분이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남편분 사업이 기울면서 연대보증을 섰던 대출이 고스란히 본인 앞으로 넘어왔어요.
지난달, 그분이 작은 카페를 오픈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보증을 선다는 것의 의미
연대보증은 주채무자가 못 갚으면 보증인이 전액을 대신 갚아야 하는 약정입니다.
가족이니까,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서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문제는 사업이 실패했을 때 주채무자와 보증인이 똑같은 처지가 된다는 겁니다.
그분도 남편분 사업 서류에 도장을 찍을 때는 설마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하셨어요.
사업이 무너지고 나서야, 본인 앞으로 독촉장이 날아오는 걸 보고 상황을 실감하셨다고 합니다.
처음 상담 오셨을 때
"제가 쓴 돈도 아닌데 왜 제가 갚아야 하나요."
첫 상담에서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법적으로는 보증인도 주채무자와 동일하게 책임을 지기 때문에, 연대보증 채무 역시 회생 대상 채무에 포함됩니다.
채무 총액은 7천만원이 조금 넘었고, 본인 소득으로 36개월 변제 계획을 세웠습니다.
억울한 마음과는 별개로, 일단 정리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함께 받아들이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상담 중에 서류를 보니, 그분은 보증 서류에 서명할 당시 구체적인 대출 금액조차 모르고 계셨더라고요.
"남편이 괜찮다고 해서 그냥 도장만 찍었다"는 말씀이 유독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런 사례가 생각보다 흔합니다. 가족 간 보증은 금액이나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서명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결국 법적 책임은 서명한 순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몰랐다는 사정은 채무 자체를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경위도 변제 계획을 세울 때 함께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라, 서류에 꼼꼼히 기록해 두었습니다.
완납까지의 과정
변제 기간 동안 특별히 큰 굴곡은 없었습니다.
다만 '내가 쓰지도 않은 돈을 갚고 있다'는 억울함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하셨어요.
그 마음을 다독이신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매달 변제금을 낼 때마다 '이제 한 달 더 가까워졌다'고 되뇌셨다고 해요.
36개월 동안 연체 한 번 없이 완납하셨고, 그 사이 남편분도 다른 일자리를 구해 재기를 준비하셨습니다.
완납 확인서를 받으시던 날, 두 분 다 사무소에서 눈물을 보이셨던 게 기억납니다.
그리고 지금 - 작은 카페
완납 후에도 바로 뭔가를 시작하시진 않았어요.
신용 회복 기간 동안은 체크카드로 생활하시며 자금을 조금씩 모으셨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과 소액의 사업자 대출을 더해, 지난달 본인 명의로 작은 카페를 여셨습니다.
"제 이름으로 뭔가를 시작한다는 게 이렇게 떨리는 일인 줄 몰랐어요"라고 하셨는데, 그 떨림이 예전의 그것과는 다른 종류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대보증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본인의 사업으로 끝난 셈이에요.
마무리하며
연대보증 채무로 상담 오시는 분들은 유독 억울함이 큽니다.
본인이 쓴 돈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법적 책임은 책임대로 정리하되, 그 이후의 삶까지 억울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그분의 카페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끔 근황을 여쭤봅니다.
연대보증, 특히 가족 간 보증은 거절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도 잘 압니다.
이미 보증을 서신 상태라면 후회보다는 지금부터 어떻게 정리할지가 더 중요합니다.
비슷한 상황이시라면 억울함과 별개로, 지금 상황부터 정확히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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