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첫 직장에 들어간 지 8개월쯤 됐을 때 저희 사무소에 처음 오셨습니다.
학자금 대출에 생활비 카드값이 더해지면서, 월급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이 나이에 회생이라니"라며 많이 위축되어 계셨던 게 기억납니다.
그 이후 36개월, 그분이 하나씩 지워온 과정을 체크리스트 형태로 옮겨봅니다.
실명 대신, 편의상 'H씨'로 표기하겠습니다.
☑ 1단계 - 첫 상담
채무 총액은 4천 2백만원, 학자금 대출과 카드론이 섞여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다 멀쩡히 사는데 저만 이런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20대 사회초년생도 소득이 있고 채무가 소득 대비 과중하면 신청 자격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드렸습니다.
그 말을 듣고서야 조금 안심하신 표정이 아직 기억에 남아요.
그날 상담 끝에 "일단 해보겠다"고 하셨던 게 첫 번째 체크였습니다.
☑ 2단계 - 서류 준비와 개시결정
재직증명서, 급여명세서, 학자금 대출 내역을 모으는 데 2주쯤 걸렸습니다.
회사에 알려질까 봐 서류를 챙기면서도 계속 불안해하셨어요.
급여 압류가 걸리지 않는 이상 회사가 알 방법이 없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시켜 드렸습니다.
접수 후 개시결정까지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고, 변제 기간은 36개월로 정해졌습니다.
이 단계가 끝났을 때 "진짜 시작이네요"라고 하셨던 말이 두 번째 체크였어요.
개시결정이 나면 그 순간부터 추심 전화와 문자가 멈춥니다.
H씨도 그날 이후로 밤에 모르는 번호가 울리지 않는다는 걸 제일 먼저 체감하셨다고 해요.
사소해 보여도, 매일 쌓였던 불안 하나가 사라지는 경험은 생각보다 큽니다.
서류 준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빠뜨리지 않는 정확함이라는 것도, 이 과정을 거치며 함께 확인했습니다.
☑ 3단계 - 변제 시작, 그리고 18개월차 고비
변제 초반에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18개월차에 다니던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상여금이 사라졌어요.
변제금을 맞추기가 버거워지자 바로 연락을 주셨고, 저희와 함께 변제금 조정 절차를 밟았습니다.
이 시기가 36개월 중 가장 흔들렸던 구간이라고, 나중에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그 고비를 넘긴 게 세 번째 체크였고, 본인에게는 가장 뿌듯한 체크였다고 하셨어요.
그때 H씨가 하신 말씀이 아직 기억에 남습니다.
"여기서 포기하면 지금까지 낸 돈도 의미가 없어질 것 같았어요."
변제금 조정은 서류 몇 장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소득 증빙부터 다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에요.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서류를 챙기신 건 본인이었습니다.
저희는 절차를 안내해 드렸을 뿐이고, 그 구간을 실제로 넘긴 건 H씨 본인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4단계 - 완납, 그리고 첫 적금
18개월차 고비 이후로는 다시 연체 없이 쭉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마지막 변제금을 내고 완납 확인서를 받으러 오셨어요.
그리고 바로 그 주에, 첫 적금 통장을 만드셨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월급에서 빚이 아니라 제 미래로 돈이 나가는 게 처음이에요"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네 번째 체크는 그렇게 완납이 아니라 적금 통장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마무리하며
20대 초중반에 회생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또래와 비교하며 유독 위축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H씨처럼, 일찍 정리할수록 다시 시작하는 시점도 그만큼 빨라집니다.
36개월이 길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체크리스트처럼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면 생각보다 금방 지나갑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망설이실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일찍 정리하신 만큼, 그 이후의 시간을 더 길게 되찾으시는 셈이에요.
지금 상황이 궁금하시다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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